Many Voice, One Sound!

인간의 몸을 악기로 하는 연주. 바로 소리다. 소리연주는 한사람의 연주만으로도 감동을 주지만 많은 사람이 입을 모아 내는 하모니는 감동의 깊이가 크다. 이것이 바로 합창이 주는 매력이다. 합창은 소통을 넘어 새로운 것을 창조해낸다. 바로 ‘통섭’[統攝]이다. 낯선 단어일 수도 있는 ‘통섭’은 바로 ‘따로 또 같이’처럼 합창과 맥을 같이한다. 귀로 듣는 화음의 아름다움 뿐 만 아니라 가슴을 울리는 수원시립합창단원 44명의 이야기를 펼쳐봤다. 

 
▲ ⓒ뉴스후

합창은 서로 다름 속에 하나 찾기

오늘날 우리는 시시각각 끊임없이 쏟아져 나오는 새로운 정보들 속에서 눈 깜짝 할 사이에 모든 것이 변하는 한치 앞도 내다 볼 수 없는 불확실성의 시대에 놓여있다. 각기 다양한 사상과 철학이 뒤섞여 상호 공존하고 그 다양성 속에서도 서로 비슷한 성질의 것끼리, 설령 서로 다를 지라도 일치된 하나의 방향을 찾아가야하는 ‘통섭[統攝]’의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경기도 수원의 제1야외음악당, 늘 상 아름다운 노래 선율이 흘러나오는 이곳에는  생김새도 다르고 각자의 개성도 다른 44명의 성악가들이 하나의 사운드를 만들어내기 위해 끊임없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소프라노, 알토, 테너, 베이스의 네 파트로 나뉘어져 아름다운 하모니를 만들어내는 이들은 수원시립합창단이다.
1983년에 창단되어 지금까지 1,000여회가 넘는 연주회를 가졌으며 문화의 도시 수원을 국제사회에 알리는 문화홍보대사로서의 역할을 해온 수원시립합창단. 특히 지난 2003년에는 영국 합창지휘자협회의 초청으로 버밍햄 심포니홀 연주와 한국합창음악에 대한 워크숍을 진행했으며 2008년에는 영국, 루마니아, 헝가리, 프랑스 등 유럽 순회연주를 성공적으로 마쳤다.    
 

‘브렌딩’ 통해 소통하는 단원과 지휘자

수원시립합창단이 대외적으로 성과를 거두기까지는 합창단원들과 민인기 지휘자의 노력이 있었다.
이른 아침 민인기 상임지휘자가 합창단의 연습을 위해 연습실을 들어선다. 각기 다른 목소리가 어우러져 하나의 아름다운 소리를 만들어내는 합창, 합창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블렌딩’이다.

블렌딩은 합창단원 개개인의 소리, 음정, 음색, 호흡 등이 함께 어우러지는 것을 말한다. 수원시립합창단원은 44명이다. 이들의 음량과 음색 호흡 등이 잘 블렌딩 되어야지만 비로소 아름다운 합창이 완성된다. 때문에 44명을 이끄는 리더인 지휘자의 역할은 매우 중요하다.

민 지휘자는 “합창이라는 것은 작게는 소프라노, 알토, 테너, 베이스가 있지만 좀 더 세분화하면 8성부로도 나눌 수 있고 또 그 파트들의 소리들이 피아노라는 악기와 어우러지거나 또 때로는 오케스트라와 함께 연주되는 것을 들으면서 소리의 어떤 부분들을 더 작게 줄이거나 또 더 강하게 키우거나.. 하는 조화가 필요한데 그러기 위해서는 그 소리들을 잘 듣고 분석하기 위해 늘 쉼 없이 훈련을 한다.”고 말한다. 결국 각각의 소리를 들을 수 있어야 하나의 하모니를 만들어 낸다는 이야기다.

개성있는 음색을 모으는 비법은 ‘소통’

합창단원들은 모두가 성악 전공자들이기 때문에 본인만의 고유한 발성기법들을 가지고 있다 이런 다양한 개성의 음색이 모여 단 하나의 소리 합창이 되기 위해서는 단원 스스로가 음색을 조절, 절제할 줄 알아야 한다.

아무리 아름다운 음색을 가지고 있다고 하더라도 합창과 어우러지지 못하는 경우 그 소리는 좋은 하모니를 만들어내지 못한다. 결국 합창은 전체 속에서 내는 소리와 혼자 또는 두 세 사람의 소리가 어떻게 차이가 있나를 조절해서 만들어가는 작업이다.

더 나은 블렌딩을 위해 민인기 상임지휘자가 노력하는 것은 합창단 내의 소통을 중시하는 것이다. 소리의 방향을 하나로 합해서 소리가 도달하는 같은 목표점을 향해 소리는 내는 것, 또 내 목소리가 크게 되면 다른 사람의 소리를 잃게 된다는 생각으로 타인의 소리에 귀 기울일 줄 아는 것 이렇게 음악으로 소통할 줄 알아야 한다. 

합창음악의 클라이막스에는 합창단 전원이 한 마음으로 하나의 방향을 향해 노래하는 부분이 있다. 44명의 모든 목소리가 하나로 어우러져 아름다운 하모니를 이루는 그 강렬한 힘은 듣는 사람으로 하여금 가슴을 떨리게 하는 감동을 준다.
 
▲ ⓒ뉴스후

최고합창은 배려와 자기를 낮출 때 완성

지휘자를 중심으로 열린 마음으로 서로의 의견과 생각을 공유하고 소통해 각자의 음색을 뽐내기보다 블렌딩을 추구하는 수원시립합창단은 그 어느 합창단 보다 아름답고 강렬한 하모니를 선보일 수 있다. 주변사람에 대한 배려와 자기를 낮추고 다 같이 부르는 연습이 충분했기 때문이다. 

완벽한 블렌딩을 위한 또 하나의 노력은 함께 이뤄낼 목표를 세우는 일이다. 2003년과 2008년에 이뤄졌던 수원시립합창단의 유럽순회연주, 합창단은 이 연주를 앞두고 매일매일 낮과 밤을 가리지 않고 모두가 하나 되어 강도 높은 연습을 진행했다.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음악회에 참석한 전 관객이 하나같이  “저 소리가 바로 진정한 합창 사운드다”, “우리보다 우리의 음악을 더 잘 한다”, “한국의 합창음악에 매우 놀랐다”라는 평을 받으며 세계 속의 합창단으로 자리매김 한 것이다.

수원시립합창단의 도전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더 좋은 합창단으로 모든 이에게 감동과 울림을 주는, 최선의 노력으로 최고의 연주를 선보이고자 한다.

수원시립합창단이 최고의 합창단이 될 수 있는 데는 지휘자의 정확한 역할과 판단아래 함께 이뤄낼 목표를 가지고 서로 소통하며 노력하는 블렌딩이 이뤄졌기 때문이다.

블렌딩을 통해 완벽한 하모니를 이뤄내는 수원시립합창단, 그들 속에서 오늘날 이 시대가 요구하는 “통섭”의 길을 느낄 수 있다.

글: 하지영 [수원시립예술단 기획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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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니인터뷰>
민인기 [수원시립합창단 음악감독 & 상임지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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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시립합창단의 자랑은?
▲29년간 수원시립합창단 단원들의 식지 않는 열정의 노력으로 현재 국내외 유수의 오케스트라나 지휘자, 또 많은 연주자들이 함께 연주하고 싶어 하는 합창단으로 성장 할 수 있었다는 점이 큰 자랑이라 생각한다. 

-수원시립합창단의 특징은?
▲모든 프로합창단들이 그렇겠지만 수원시립합창단의 모든 단원들이 성악을 전공하고 엄격한 오디션을 통해서 입단한 연주자들이고 매년 단원들의 관리의 차원에서 오디션을 갖고 있다. 또 이를 통해 단원들은 개개인의 음악적인 기술의 향상과 성악가로서의 테크닉을 유지 하면서 최고의 연주를 하고 있다는 점이다.

-지휘자로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블렌딩, 단원들 간의 조화, 하나의 생각으로 하나의 목표를 가질 수 있는 화합이다, 또 개인적으로는 지휘자로서의 음악적 준비는 물론이고 단원들에게 지휘자로서 존경받을 수 있도록 스스로를 관리하고 최선의 노력을 다하는 것, 그리고 늘 형평성 있는 판단과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것이다.

-수원시립합창단의 향후 계획은?
▲내년 2013년 창단 30주년을 기념하는 의미로 미국 링컨센터 초청 연주를 기획 추진하고 있고, 수원 시민들이 하나가 되어 함께 참여하는 합창페스티벌을 계획하고 있다. 또 뮤지컬, 오페라 등 보다 다양한 레퍼토리 개발을 통해 즐거운 음악으로 시민들과 더 가깝게 소통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다.